2024. 9. 12.(목)-9. 28.(토)
장소: 동작아트갤러리 (서울특별시 동작구 신대방동 보라매로5길 28-1)

전시 제목인 Silent Voices 는 ‘소리 없는 목소리’라는 뜻이며, 잠재되어 있거나 감추고 있는 개인의 활발하고 중요한 생각, 감정, 그리고 열망을 의미한다. 이 전시는 자기 자신에 더욱 솔직해지고 스스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격려하는 모두의 무대이다. 작품 「Shadow」 에서는 자유로운 몸짓으로 뛰거나 걷거나 앉으면서 내면을 대변하는 그림자로 다양한 형태와 소리를 만들어내며 자기표현을 하고, 작품 「들리지 않게 들려주고 싶은 말」 에서는 누군가에게 쉽게 털어놓지 못 했던 하고 싶었던 말을 조용히 억새에게 들려주며 위안과 공감을 얻을 수 있다. 두 작품을 감상하고 나서 한껏 편해진 마음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작품 Shadow는 그림자를 통해서 내면과 외부세계를 연결하며 자기표현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작품은 ‘그림자가 물성이 있는 것을 움직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만질 수 없고, 실체가 없고, 원본의 부차적인 것으로 자주 여기는 그림자가 주체성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탐구였다. 그 과정에서 그림자와 내면이 동일하다고 판단하였다. 그림자는 자신의 또 다른 측면인 내면을 대변하는 긍정적인 것으로서, 무의식 중에 자신의 열망과 생각을 보여주는 매개체이다.
내면을 끄집어내고 보여주는 일은 민망하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그러나 그림자로 대신 표현할 수 있다. 말 대신 동작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그림자 극 같이 자신의 그림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그림자를 통해서는 아무거나 만들어 낼 수 있다. 색과 입체 형상 만으로 자신을 보여주는 대신에 그림자는 원본의 실제 모습을 왜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실제로는 두 손을 모은 것에 불과하지만 그림자로는 새, 나비 모양이 될 수 있다.
그림자의 형태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 외에도 직접적으로 말 하기 어려운 것들을 그림자를 통해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였다. 빛을 등지고 서면 벽면에 본인의 그림자가 생기고, 그림자가 벽에 부착한 다수의 센서를 덮으면 센서는 컴퓨터로 신호로 보내 다채로운 소리가 재생된다. 빠르거나 느린 각종 동작의 움직임은 큰 호흡소리, 탄식, 괴성, 박수치기, 몸을 빠르게 움직일 때 나는 마찰음, 분노와 어울리는 천둥같은 소리, 웃음소리, 차분한 종소리로 연결되어 내면의 여러 감정을 대신 표출해 준다.
이 공간에서 자신의 신체를 의식하지 않고 그림자와 센서 그리고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소리에 집중하자. 자신의 그림자에 집중하여 자유롭게 몸을 움직여 본다. 뛰어도 좋고 달려도 좋다. 흥미로운 소리를 조합해내며 끼와 기분을 표출해 본다.
「들리지 않게 들려주고 싶은 말 」 자신의 감정을 오롯이 드러내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즐겁고 행복한 일은 상대적으로 털어놓기 쉽지만 슬픔, 외로움과 같은 어두운 감정은 그렇지 못하다. 들어 줄 적절한 사람이 없어서, 힘든 것을 잘 털어놓지 못 하는 성격이라서, 좋은 것만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자신의 진짜 감정은 담아만 둔다. 이 작품은 자신의 진정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기획하였다.
작가는 2022년 어머니를 잃은 후 복합적인 감정을 털어놓을 기회가 없었다가 심리상담을 할 수 있었는데 많은 대화를 하는 중 무의식 속 덮어두었던 감정과 생각을 발견하고 놀랐던 경험이 있다. 그런 이후, 억새로 가득한 마포구 하늘공원에 갔다. 사람 키보다 크고 빽빽한 억새 속으로 들어갔을 때 은신처에 있는 것만 같은 안전함과 평온함을 느꼈다. 그 상태에서는 어떤 말을 해도 괜찮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안락함을 전시장으로 끌어왔다. 이 곳은 상대방의 반응을 걱정하지 않고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안식처이다. 바스락 소리가 들리는 작은 억새 밭 한가운데로 들어가서 마이크에 대고 하고 싶었던 말을 해보자. 여러분의 말소리는 억새소리에 파묻혀 주변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는다. 주변의 소리를 들으며 호흡을 크게 내뱉기만 하여도 좋다. 여러분의 말에 호응하며 흔들리는 억새에게서 위로, 공감, 격려를 받고, 자기자신을 다독여주길 바란다. 여러분이 억새밭에서 나갈 때에는 여러분의 감춰두었던 감정의 부분 또한 일어나 걷고 뛰고 마음껏 숨쉬기를 바란다.
Shadow 
기획 및 연출: 김추수 
엔지니어링 및 프로그래밍 스튜디오 이둘 
사운드디자인 김추수, Rachel Epperly 레이첼 에펄리 
오리지널 엔지니어링 Taizun Partapurwala 타이준 파르타푸르왈라 
오리지널 크리에이티브 코딩 Michaella Moon 미케일라 문

들리지 않게 들려주고 싶은 말 
디자인 및 총괄 김추수 
엔지니어링 및 프로그래밍 스튜디오 이둘 
음악 Squash&Biscuit 스콰시&비스킷 “Silver Grass”
Shadow 연계 퍼포먼스 및 아티스트 토크 
작가 및 기획 김추수 
무용 Hino Nana 히노 나나 
안무 Taylor Donofrio 테일러 도노프리오 
배경음악 Squash&Biscuit 스콰시&비스킷 “Dew Drop Refraction” - 앨범 <Lavender Eggplant> 
모더레이터 주정현 
촬영 강정모, 이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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